카뮈 『이방인』과 『페스트』의 배경은 어디일까?

『이방인』을 지나 『페스트』를 읽으며

『이방인』을 읽고 난 뒤, 그 잔향이 꽤 오래 남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알베르 카뮈의 또 다른 소설 『페스트』를 집어 들었다.

아직 이야기는 한창 진행 중이다. 『페스트』는 전염병이 발생한 도시가 봉쇄되면서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로 보인다. 도시 전체가 고립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삶과 태도가 조금씩 드러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상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소설의 배경이 어딘가 『이방인』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항구 도시.
강렬한 여름의 태양.
건조하고 밝은 지중해의 공기.
그리고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아랍인들.

마치 『이방인』의 세계가 조금 다른 이야기로 다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카뮈 소설의 배경은 어디일까?

그래서 조금 찾아보았다.

알고 보니 카뮈는 프랑스 본토에서 자란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알제리는 지리적으로 보면 프랑스와 아프리카 사이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지역이다. 카뮈가 자란 도시는 **알제(Algiers)**라는 항구 도시였다.

즉, 우리가 소설에서 계속 만나게 되는 그 풍경들—
바다와 항구, 강렬한 태양, 건조한 공기—는 사실 카뮈가 직접 살아온 세계의 풍경이었다.

『이방인』과 『페스트』의 배경 역시 모두 알제리의 도시들이다.
『이방인』은 알제 주변을 배경으로 하고, 『페스트』는 알제리의 또 다른 항구 도시인 **오랑(Oran)**을 배경으로 한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소설 속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카뮈에게 알제리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자신의 삶이 놓여 있던 세계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소설에는 지중해의 햇빛과 바다,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이방인』에서 강렬한 태양은 이야기 속에서 거의 하나의 등장인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페스트』에서도 도시의 건조한 공기와 단조로운 항구 도시의 분위기가 이야기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이제 보니 두 소설이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도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두 작품 모두 같은 세계, 같은 햇빛 아래에서 태어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직 『페스트』를 다 읽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도시 오랑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방인』을 읽을 때 느꼈던 그 낯선 태양과 지중해의 공기가, 『페스트』에서도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카뮈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가 바라보았던 알제리의 햇빛과 세계를 함께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 나는 계속해서 이 고립된 도시 오랑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이 도시에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리고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책장을 조금 더 넘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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